운이 좋게 사회 저연차일때 브랜드 기획 pl을 해볼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진행해보는 경험은 직장생활에서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될만큼 큰 자산이다. 세상을 살면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겪는 것 역시 흔치 않은 경험이다. 그런 프로젝트를 여러번 참여하거나, pl로 겪으면서 많이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멘탈이 강해졌고, 사람을 설득시키는 법과 일을 진행시키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조금은 얻어낸 것 같다. 그 중 가장 큰 자산이자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역시나 첫번째로 이끌었던 리브랜딩 기획 tf이다.
첫번째 tf는 성장하고 있는 본부의 주력 브랜드를 리브랜딩하는 것이었다. 메인 경쟁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메인 리그로 진출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브랜드를 잡아가는 기획이었는데, 프로젝트를 처음 진행해보는 입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 일에 대한 욕심은 많았지만, 길을 찾지 못했다. 사실 타 경쟁사를 베끼기에 급급했고, 결과론적으로는 잘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그저 ‘운’이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구성원을 잘 만났던 운이 가장 컸다. 구성원에게 버스를 탄 나는 4개월동안 일정 관리? 정도만 맡은 수준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갔다.
첫 프로젝트에서 나는 잘해보고만 싶었고, 일을 잘해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가장 맞다는 식의 의견도 많이 비췄던 기억이 나는데, 프로젝트에서는 정말 잘못된 태도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물론 의견을 주장하는 건 백번 옳지만,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고 잘못 된 의견은 없다라는 대전제가 프로젝트 안에서 공유가 되어야지 보다더 물흐르듯 빠르게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잘 만들어져간다. 근데 그때는 난 그러지 못했고, 내가 원하는 결과물에 대해 동의를 얻고 만들기에 급급했다. 물론 지금도 프로젝트를 진행할때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결과물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과 근거를 찾고 그 역할에 대해 공유하지만, 그건 그것일뿐이고 언제든 방향과 내용, 최종 결과물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이 옳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업과 TF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는 경우 구성원에 참여와 집중도를 올리는 게 너무 어렵다. 이건 솔직한 심정으로 굉장히 불만스럽다. TF라는 일은 보통 안되고 있거나, 중요하거나, 급한것들을 다양한 조직원들이 문제해결, 결과 달성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현업과 동시에 진행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마지막까지 난아 TF를 진행하는 건 기획자와 소수의 참여자만 남게된다. 이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다. TF가 불만이 되면 안되는데, 결국에 개고생은 하지만 개인적인 득이 없으면 누가 관심있게 참여를 할까… 고로 악순환이다. 일부 조직에서만 이럴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TF에 참여하는건 개인에게 성장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인건 명백하다. 매일 하던 사고 방식에서 다른 두뇌회전을 하게끔 만드는 것 자체가 인생에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다시 돌아와서 결국에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기획하는 사람의 롤이다. 그 방법은 여러형태가 있겠지만(사정을 하는 방법 / 열정을 불태워 옆까지 옮기는 방법 / 탑다운 등), 개인적으로 열정을 불태우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이끄는 사람이 열정이 없다면 누가 참여하겠는가? 한편으론 억울한 생각도 들긴하다. 나도 일로써 위에서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만 하면 억울하기만 하지만, 뒤집어서 결국엔 훗날 나의 미래를 위한 경험치를 얻는 던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어차피 해야하는거 열심히하게 된다. 결국엔 자기합리화 같아 보이지만, 인생은 모두가 합리화로 뒤덥힌 게임이다. 좋은 쪽으로(좋은게 뭔지는 굉장히 주관적이지만) 합리화하는 건 결국에 미래의 나에게 기름칠이 된다.
자화자찬, 첫 TF를 끝내며 들었던 생각은 ‘하 나 진짜 고생했다. 잘했다.’였다. 3년전 내가 글을 쓰고 있었다면 좋은 피드백의 향연을 펼치지 않았을 까 싶다. 오그라들 정도로 바보같다. 혼자만의 성과는 절대로 없다. 모든 결과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연적으로 있다. 찾아보고, 옆을 돌아보면 결국은 함께한 흔적이 있다. 지금은 보이지만 그때는 보이지 않았다.
돌아보면 욕심을 내리고, 구성원과 함께 도움을 받아야함을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됐고 이번 세번째 브랜드 기획을 진행할때 항상 염두하며 진행해보자.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