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다. 24년 마지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벌써 한살을 더먹게 되는 날이 오다니,, 마음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두두마 미끄러우니까 뛰지말고, 추우니까 옷 날 챙겨입고‘
오늘 와이프는 병원에 가는 날이다. 건겅검진을 했는데 심전도 검사 시 이상소견이 있다는 검진결과가 적혀있어서, 서울 대학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는다. 대부분 큰 이상이 없다고해서 그럴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야한다.
평소 더운것보다 추운걸 선호하는데, 막상 겨울이오면 가을이 그립고 봄이 기다려진다.
“으아아아아앜”
눈이 많이오거나, 비가 많이오면 그 하루는 녹록치 않아진다. 지하철에선 비명이 들린다.
날이 이상하다. 분명 겨울인데, 아직도 나무엔 나뭇잎이 달려있다. 은행잎 위에 눈이 소복 쌓여있다. 기이하다. 은행잎은 초록반 노란색반이다. 겨울이 다가왔지만, 갑자기 찾아온 겨울에 나무는 준비를 못한 것만 같다. 신기한 그림에 사람들은 멋지지만 무섭다말한다. 나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굉장히 이상한 그림이다.
겨울날씨의 공기 냄새가 좋다. 차가운 냄새는 무언가 상쾌함을 가져다 준다. 추운건 싫지만, 차가운 공기는 좋다. 맑아지는 느낌이랄까?
왜 첫눈이라 생각했을까? 연초에 내린눈은 이미 잊었고, 오늘 내린 눈이 첫눈으로 느껴졌다. 아 중간에 회사를 그만 둔 것 때문일까? 10월 퇴사와 재입사로 인생이 참 많이 바뀌었다. 지금도 버티기 힘든 느낌이긴 한데, 뭐 어쩌겠냐 이미 이렇게 된걸.
첫눈. 마지막눈. 처음이 있는 것 처럼 마지막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한쪽만 붙들고 있는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반성하자.
와이프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다. 정말 다행이다. 우리 부부 아둥바둥 살기만 했지 뭐하나 즐긴적도 없다. 이번 기회에 약간의 트러블이 있던 식습관에 대해 서로 결이 비슷해지는 계기로 될 것으로 보이는 건 그래도 다행인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