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 새로운 분야, 새로운 산업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크다. 사실, 이직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싶다는 동기로 시도하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리더 때문이었다. 현재의 팀에서 4년 넘게 있으시면서, 좋았던 점은 사람들이었지만, 아쉬웠던건 중구난방 정리가 되지 않는 업무들이었다. 물론 직장에서 하고싶은 일, 원하는 일만 할 수 있는건 아니다.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인에게 있어서 현재의 팀에서 겪고 있는 업무, 커리어 방향이 크게 잘못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런 생각이 점점 쌓이고, 몇번의 요청과 면담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리더의 업무 방향은 고민을 계속 던져줬고 결국에는 이직을 선택하게 되었다.
걱정이 큰 이유는 지금까지 해온 업무들이 ‘물경력’이 아닐까?라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직무 관련 공부도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그것도 길지는 않았다. 이상한?일을 하다보면 하루가 지치고 집에 돌아오면 작심삼일의 내 미천한 지구력이 바닥난다. 걱정 뒷편에는 또 자신감도 있다. 내 직무 외에 과업을 부여 받을 때 무엇이든 처리해왔던, 성공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었던 경험들은 다른 회사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될거라고 믿고 있다. 이직에 대해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지금 결론적으로 난 이 이직을 통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아쉽다. 2년을 다니다 퇴사하고, 다른 기업을 다닌 후 재입사를 해서 약 4년을 넘게 많은 일들을 함께 해왔던 동료들이 아쉽다. 한편으로는 대표님과 리더분에게 죄송한 마음도 조금은 있지만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민을 해봤을 때 결론은 이직이 내 인생에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퇴사를 한다고 동료와 다른 본부, 팀 리더분들에게 알리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모두가 한분?빼고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너무 잘 된 일이라고 해주셨다. 속으로 내 결정이 잘못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도 들면서 또, 이렇게 축하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면서 회사생활을 그래도 성실히 잘 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양가감정이 든다. 걱정과 기대, 아쉬움과 기쁨,, 희한하다. 첫 이직을 했을 때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고,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컸다. 이번에는 녹진한 회사생활을 뒤로하며 떠나게 되서 그런지 마음이 참 이상하다.
2주 뒤면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을 맞이 한다. 새로 들어가는 회사에 대한 큰 기대는 없다. 커리어적 성장이 잘 안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나쁠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여느때와 다름없이 ‘그냥 한다.’라는 마음 가짐으로 1년을 보내고 3년을 보내다보면 또 새로운 내가 되어있을 거고, 39살 혹은 40살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될 나에게 큰 발판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이팅하자 이놈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