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여가 결혼을 해서 만들어진 부부와 그 부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친족들을 가족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명료한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우리에겐 가족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각자 다르다. 그리고 복잡스럽다. 가족이란 의미의 깊이와 무게는 다르고, 나이와 시기별로 그 의미는 차이가 더욱 생긴다.
나이를 들어가면서 보통, 가족의 의미는 더욱 짙어지며, 무거워진다. 태어나서 독립을 하기전까지 가족은 단순하다. 엄마, 아빠, 형제, 친적으로 이 시기까지 보통 가족이란 나를 사랑해주고 보호해주는 존재들일 가능성이 높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서, 결혼을 하게 되면 가족의 의미는 참 많이 달라진다. 단순히 나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 아니라, 가족은 내가 사랑을 줘야하는 존재들이 되어간다. 그리고 일방적인 버팀목이 아닌 서로의 버팀목이 된다. 버팀목이 되어가며 감사함을 느낀다. 특히 요즘 우리 부부를 이렇게 믿고 지원해주는 분들이 지구안에 있을까 싶다. 그런 단단함을 요즈음 더욱 간절히 느낀다.
단단하다. 그렇게 지지고 볶고 싸웠던 우리 부모님은 나이 칠십이 되어가며 더욱 단단해져갔다. 그 단단함이 누나 부부, 조카 때문일수도 우리 부부의 고단함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떠한 이유이든 우리 부모님은 생각보다 더욱 단단해져간다. 그래서 참 고맙다. 생각보다 단단한 가족이 되어가는게.
봄의 꽃들이 이뻐보이는 건 추운 겨울동안 내린 눈 덕분이다. 시립고 시린 겨울에 내린 눈이 고스란히 땅에 스며들고, 시린 시간을 견디어 나온 새싹들이 꽃이 된 것처럼, 우리 부부에게 온 지금의 시린 겨울은 또 언젠간 새로운 꽃이 될 날들의 기억들이 될 것이다. 그렇게 지금을 지나가고, 우리는 그 시절을 추억하며 생각보다 단단했던 우리 가족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