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는 모두 식품이었다.
– 1년 식품/유통 스타트업 : 마케팅
– 1년 식품 대기업 : B2B영업/마케팅
– 7년 식품 중견기업 : 경영기획
직무는 마케팅과 영업부터 시작했지만 경영기획 직무를 가장 오래해왔다.
약 8~9년의 시간동안 식품업계에 속해 있으면서, 2년 전부터 다른 산업군으로 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탈식품’
블라인드나 네이버에 ‘탈식품’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탈식품’을 원하게 된다. 나역시 연차가 쌓이다보니 어느덧 ‘탈식품’을 원하는 식품업계 사람이 되어있었다.
탈식품을 이유들은 다양할 수 있으나, 1위는 아마 ‘연봉’으로 보여진다.
식품업계의 연봉은 정말 낮다.
식품에는 제조, 식자재유통, 외식업, 위탁급식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이 모든 식품업계의 공통점은 기본적으로 연봉이 낮다.
그나마 연봉이 높다는 동서, 삼성웰스토리 등도 타 산업군 대비 낮은 편이다. (물론 삼성은 삼성이라 식품 평균 대비 높다곤 한다.)
연봉이 낮다? 뭐 복지도 적은게 당연지사 아닐까?
탈식품의 이유는 연봉외에도 참 다양하게 많아서?(연봉대비 극악한 업무강도, 실적압박, 조직문화 등,, 돈을 못버는 식품,, 이익률이 너무 낮아)
결론적으로 탈출해야하는 업계중 1순위로 뽑히는 곳이 바로 식품이다.
나도 가정이 생기면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이 연봉으로 과연 괜찮을까?
한마디로 현타가 와버렸다. 그렇게 이직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고, 나의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볼수 있었다.
‘연봉협상의 경쟁력 = 나의 직전 연봉’
너무 귀여운 내 연봉 덕분인지 최종합격을 하더라도 협상 자체가 쉽지 않다.
회사 내 테이블이 있는 곳은 직전 연봉 기준으로 협상을 하지 않기도 하지만, 내가 겪은 대부분의 회사들은 직전 연봉 기준으로 ‘인상률’을 협상했다.
그러다 보니 귀여운 내 연봉에서 10~15%를 올린다 해도 귀여운 연봉이 우람한 연봉으로 변신하는 것은 불가능 했다. (물론, 내 커리어 자체 경쟁력 때문일 수도 있다.)
‘아! 나 정말 잘못생각했구나?’
내가 임원이 될게 아니라면, 한 회사에 있는게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란 것을 8년이나 다닌 후에 깨닫게 되었다.
아뿔사,, 난 도대체 뭐한거지? 우물안 개구리처럼 ‘너 잘하고 있어! 여기서 계속 성장하면 좋은 일만 있을꺼야?’라는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만 같았다.
지금 내 낮은 연봉은 미래의 나의 삶에도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안일하게 지금 열심히 하면 미래에 이직할 때 한번에 쩜프!!!를 할 수 있을거야?라는 순수하기 순수한 생각을 가졌었다.
하 그런데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우물에서 조기진급한게 무슨 소용이며, 우물에서 다양하게 점프를 시도해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물론 모든 경험을 소중하고, 그 경험 덕분에 이직한 것도 맞다.)
하고 싶은 말은 연봉이 굉장히 낮다면,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탈식품’을 하자 라는 거다.
뒤늦게 깨닫고 나서 그렇게 나도 탈식품을 도전했고, 탈식품을 할 수 있었다.
탈식품을 할 수 있었던 과정은 다음 글에서 하나하나 풀어봐야겠다. 그래야 또 나중에? 기억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