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무섭다는 게 육체적 노화 때문은 아니다.

정신적인 노화가 인지되는게 무섭다.

 

내가 연세대에 처음들어갔을 때 과잠바에 적은 문구는 청춘(春)이었다.

이때 어린 동생들이 늦깎이 대학생이었던 나의 과잠바에 적힌 청춘을 보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난 청춘이라는 단어가 인생에서 중요했고, 항상 적극적으로 살기를 바래왔다.

물론, 지금도 와이프는 나를 보며 청춘, 청년이라곤 한다.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고, 또하고 또하고 또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춘을 사는 청년이란다.

 

그런데 점점 멀어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청춘을 품었던 그 때와는 사뭇다른 요즈음의 내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느껴진다.

당연한걸수도 아니면 슬럼프일수도 번아웃일수도 있다. 작년 한해동안을 생각해보면 이해도 간다. 별일이 다있었으니, 그리고 우리 부부가 겪은 것을 생각하면 또 그렇다.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다보면 실패가 익숙해지고, 도전은 낯설어진다.

그리고 도전을 기피해간다.

 

앞자리가 바뀌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토록 싫어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가끔은 이해가는 내 머릿속이 어이가 없다.

이해가 간다. 한창 열띠게 일했던 그 때 내가 어른들을 바라보며, 한심하듯 생각했던 내 어린 청춘이 귀여운 순간들이 있다.

지금은 청춘과 어른 사이에서 맴돌고 있지만, 어느 순간 게으른 어른이 되지 않을까 무섭다.

그토록 싫어하던 모습말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 게으르면 어떠냐. 쉬어가면 어떠냐. 좀 어설프면 어떠냐.

넌 얼마나 그리 잘났냐? 너만 그렇게 열심히 하냐?

돌이켜보면 참 창피한 나다.

 

가치관이 참 많이 바뀌어간다. 삶에서 중요한게 꼭 물질적 성공만은 안니다.

물론 너무나 중요한건 분명하다. 하지만 왜일까. 적게 벌고 적게 쓰고 싶다.

인플레를 방어하는 정도로 쌓아올린 부로 살아갈 순 없을까? 라는 고민이 든다.

 

아! 그래도 아직은 난 젊다. 조금은 더 청춘처럼 살아야한다.

우물한 개구리처럼 지금의 세상에서 멈추지 말자.

 

내일의 나야. 쉬고 싶은 유혹은 외면하고, 후회할 내일의 나에게 미안해하며, 열심히 하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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